십년 넘게 내 직업이 "프로그래머" 혹은 "엔지니어" 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작년부터 약간 모호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젠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러면서 전에는 내가 필요해서 만드는 문서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관리하는 조직을 알리기 위해 문서를 "찍어" 내고 있다.
기존에는
- 나는 잘 났음.
- 따라서 나를 알아주고 믿고 일을 맡기면 (니가) 우월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음.
- 니가 나를 몰라주거나 알아주지 않아?
- 그럼 너는 (나를 믿었다면 내가 줄 수 있었던) 좋은 성과를 못 얻겠네?
- 그건 니가 선택한 거니까 니 책임. 나는 모름.
- 너 말고도 나 필요한 사람은 널렸음. 딴 데 (다른 부서나 다른 회사) 갈 꺼임.
의 "나" 기반 인생이었다면, 지금은 조직의 가시성을 보여 주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의 대내외 지원을 얻어내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보니
- 저희의 이번 주, 지난 달, 지난 쿼터, 작년 목표 대비 성취는 이렇습니다.
- 저희의 차주, 금월, 이번 쿼터 별 목표는 이러합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들의 진행 상황 그래프는 이러합니다.
- 이 정도의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저런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수행 중 입니다.
- 더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십쇼. 굽신 굽신.
등등의 조직의 "문서 작성기" 가 내가 수행하는 역할이 되었다.
이런 소릴 하면 다들 쉽게,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시키지 왜 니가 그걸 하고 앉았느냐" 란 말들을 충고랍시고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조직의 관리자는 구성원들이 귀찮아하는 일들을 최대한 제거하여 주는 것이 가장 큰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조직원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정도만큼 일정을 세운 후 그 일정을 지키기만 하면 되고, 나머지는 다 조직의 관리자가 알아서 해 주기를 (내가 딱가리일 시절) 바랬고, 지금은 그렇게 해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씨발 결국 내가 딱가리질 한다는 점에서는 바뀐 것이 없긔
원래 이 글은 그제 회사 노트북에 윈도우 7을 깔았는데 좋더라 이야기를 쓰려 시작했는데 하도 글이 안 나오길래 대체 왜 글빨이 안 설까를 생각하여 보니, 내가 요즘 작문을 지나치게 많이 하고 있어서, 오히려 블로깅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이야기는 내가 왜 글이 잘 안 써지는가에 대한 쓰잘떼기 없는 넋두리 되겠다. 이제 '잡담은 그만두고 정전(正傳)으로 돌아가서' 하려고 하던 본 이야기를 하자.
그 전엔 레노보+비스타 조합이었는데 해동이 잘 안되는 문제부터, 무선랜 문제까지 여러 애로애로가 있었다.
참다 못해 윈7로 옮긴 후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생퀴들 정신 차린 건가?
윈 7 3일 사용 후기?
- 하이버네이션 잘 됨 - 이젠 모냥 빠지게 노트북 뚜껑 연 채로 회의실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된다. (비스타는 해동보다 그냥 껐다 켜는게 빨랐음)
- 무선 랜 잡는 속도 및 재 탐색 자체가 향상 - 천장에서 불 빤짝이는 회사 무선 AP 아래서도
안 생겨서못 잡아서 프리젠테이션 중에 무선랜 잡는 짓을 몇 번 당함. 바로 윈7 업그레이드 결심. - 예뻐. 반응성도 좋지만, 세련된 느낌?
결론적으로 아직까진 MS의 재발견. - 얘네들도 쓸만한 물건 내 놓을 수 있구나.
Posted by eo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