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의 글 모음집 눌함 의 서문에서 자신이 뜻을 펼치기만 하면 구름과 같이 동조자들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무런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깊은 슬픔에 잠겨 의욕을 잃게 된다 란 구절이 있다.
실제 프로젝트를 오픈한지 한달여 지났고 몇몇 지인들에게 넌지시 알려 주었지만, 그럴싸한 동조를 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자연스래 위에 쓴 노신의 경구가 생각났다.
처음 코드를 공개했을 때의 그 두근거림은 한달간의 냉각기를 거치다 보니 좀 수그러들었다. 내가 본디 뭘 어떻게 했니, 이래서 좋니, 이게 더 낫니, 내가 잘 났니 하는 걸 본능적으로 피하다 보니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자기 광고조차 하기 어렵다.
무슨 커뮤니티에 나 여기 있어요, 저요 저요, 이렇게 쓰면 좋지 않아요? 세상에 이런건 처음이에요 라고 얼굴에 철판 깔고 분칠한 낯짝으로 들이대면 좀 알려질 것도 같지만 이것 또한 영 생리에 맞지 않으니, 그냥 차분히 기능이나 추가할까 한다.
최근에 기적의 사과 란 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출판사 리뷰에
극적이면서도 신화적인 기무라 씨의 인생담에는 무언가에 미쳐 보고 싶은 사람, 혹은 미쳤다가 도중에 포기해 버린 사람들의 가슴을 유독 뜨겁게 울리는 감동의 메시지가 살아 숨 쉰다.라는 대목이 있더라.
미쳤다가 도중에 포기해 버리는 건 내 인생에 한번으로 족하다.
노신 선생도 결국 이겨내고 계속 글을 썼고 나는 그에 미치지 못하여 계속 열정을 이어가지 못하리라 생각이 들다가도, 10년을 넘게 지속한 저 포기라고는 모르는 남자의 인생은 나약한 생각을 가졌다는 것 조차 부끄럽게 한다.
Posted by eoh

